안산 자락길, 시민 위한 명소로 거듭나야

안산 자락길, 시민 위한 명소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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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 자락길 전경

안산 자락길, 시민 위한 명소로 거듭나야

에너지시민기자 신대근

 

한낮인데도 영하를 밑도는 추위 속에 독립문 근처에 위치한 안산 자락길을 찾았다. 서대문구청이 시민들을 위해 5년 전에 조성한 이 곳은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과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떤 시설이든 한 번 얻은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협조와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시민들의 의식 개선과 관리주체의 노력 문제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갈 곳을 잃은채로 자락길 한 가운데에 버려져있는 깨진 술병

첫째로, 시민의식의 부족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건 그래도 요즘은 한결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쓰레기는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띈다.

나무데크에서 스틱이나 아이젠착용은 금지다.

곳곳에 “등산스틱 사용금지” “아이젠 착용금지”라는 경고판이 붙어있는데도 스틱을 짚고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가끔 눈에 띈다. 지금도 이럴진대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무데크를 걷는 시민들은 흔히 눈에 띌 것이다. 빙벽을 오르거나 빙판을 걸을 때 특화된 날카로운 아이젠을 부착하고 걷는다면, 목재로 만든 데크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시민들이 무심코 등산스틱과 아이젠을 사용하는 부주의때문에 목재조각 하나가 부서지면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 소중한 에너지 낭비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관리당국의 무성의한 태도 또한 문제다. 독립문 쪽에서 자락길을 오르다 보면 아담하게 조성된 북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서대문구청은 2015년 ‘숲속도서관’을 개장해,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쉼터를 만들 취지로 활용해왔지만 정작 개장 이후 관리는 전혀 되고 있지 않았다. 책꽂이를 덮은 지붕은 이미 오래전에 망가졌고, 빗물 등이 스며들어 꽂아놓은 책들이 변형되거나 부식되는 등 제 몸이 성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자락길 숲속도서관에는 비가 새는 지붕과 젖은 채로 습하게 방치된 책들이 방치되어 있다.

그런데도 구청에서는 책 기증을 받겠다는 게시물을 그대로 붙여놓고 있다.시민들의 도서 기증을 꾀하려면 일단 자신이 기증한 책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와야 기증하지 않겠는가. 다 읽은 책 한 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읽는 것은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도 도움될 만하다. 열악한 관리 환경으로 보존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책들을 본 시민들이 도서를 기증하려는 마음이 들 것인지도 의문이다.

안산 자락길 숲속도서관 북카페 도서 기증 이벤트 문구

 

마지막으로, 자락산을 오르며 추락 위험을 강조하는 나무 표지판이 붙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의문점이 있다. ‘추락주의’를 영어번역으로 “High Land” 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High Land”란 산악지대 혹은 고원을 뜻하는 영어가 아닌가? “Watch your step”은 주의하라는 뜻의 가장 쉬운 영어 표현이다.중국어로는 小心墜落이라고 번역돼 있는데, 중국어 사전엔 추락위험을 當心墜落이라고 한단다.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은 표지판은 자칫하면 추락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외국인을 위해서라도 자그마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시민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함께 자락길의 얼굴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안산 자락길의 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앞으로 더 좋은 자락길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