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은 폐허, 그리고 생존에 대한 매달림뿐이었다 – 핵 폭발 뒤 최후의...

남은 것은 폐허, 그리고 생존에 대한 매달림뿐이었다 –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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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표지.

남은 것은 폐허, 그리고 생존에 대한 매달림뿐이었다 –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에너지시민기자 문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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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구드룬 파우제방 / 보물창고 / 2016

 

살상무기로 우리 곁에 모습을 드러낸 핵. 우리가 보통 영화나 책을 통해서 만난 핵전쟁의 모습은 핵 폭발을 진행하고자 하는 음모, 그리고 핵 무기를 막고자하는 분투 등이었다.

그런데, 만약 핵이 폭발한다면?

한 마디의 선전포고도, 경고도 없이 독일의 한 도시에서 피어오른 섬광과 버섯구름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핵이 폭발하고 그 찰나의 순간에 많은 이들이 죽고 사라진다.

이유는 모른다. 전쟁일 수 있고,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일 수도 있고, 오류일수도 있다. 그 무슨 이유든 핵이 폭발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생생하고 치밀하게 그려내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조부모 집으로 휴가를 떠난 롤란드는 길에서 의문의 폭발을 보게 된다. 31년 전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처럼 핵 폭발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비극으로 다가왔다. 롤란드는 어떻게든 조부모 집에 도착하지만 손자손녀를 위해 장을 보러 나갔던 조부모는 찾지 못하고, 거리는 실종자를 찾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병원에도 부상자들이 가득하지만 돌볼 손길도 부족하고, 물자도 부족하다. 외부에서의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며 희망을 가지던 사람들은 외부에서 피난 온 사람들을 보면서 점차 현실을 깨닫게 되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병원에서 사람들이 신음하며 죽어가는 상황에서 롤란드는 묵묵히 물을 날라다준다.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가면서 전염병이 퍼지고, 부족한 음식물로 인하여 서서히 사람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핵 폭발로 인하여 공기와 음식물이 모두 오염된 것을 인지하면서도 배고픔으로 인해 계속 섭취하게 된다. 점점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주변 상황 속에서 아빠는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하고, 동생과 누나는 점점 힘없이 사그라지고 만다. 현실을 부정하던 엄마는 동생을 출산하였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주인공은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학교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잊었던 기억  ‘왜 그 때 핵을 막지 못했는가?’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책은 생명의 탄생이 아닌 스러져가는 죽음이 가득한 사회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아이의 눈을 통하여 바라본다. 핵 폭발 뒤의 세계를 그려내며 죽지 못해 사는 삶의 밑바닥, 스스로 부른 재앙에 처참하게 쓰러져가는 인류의 모습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상 속에서 갑자기 다가온 폭발,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죽음의 시간들. 책의 중반부과 클라이막스인 후반부에서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하여 계속해서 핵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을 예상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막지 않은 결과는 냉정했다. 그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핵의 위험과 피해, 우리는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음울한 회색 미래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