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고찰한다 – 천공의 벌

원전을 고찰한다 – 천공의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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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고찰한다 – 천공의 벌

 

에너지시민기자 문선영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등 수 많은 책들을 내놓은 소설가로서 그의 소설은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이다. 미스터리와 추리분야를 아우르는 대중작가로 1995년도에 책을 한 권 출판하였다. 이 책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다시 조명을 받게 되었고, 일본에서는 2015년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한국에는 2016년도에 출판되었다.)

<천공의 벌> 표지

시험비행을 앞둔 헬리콥터가 알 수 없는 범인에 의해 피랍되었다. 원래 아무도 타지 않을 헬리콥터였으나, 아이들의 장난으로 인해 그 안에는 아이들이 탑승하게 되었다. 납치한 범인은 헬리콥터를 원전으로 이동시켜 언론과 정부에게 원전을 폐기하지 않으면 원전 위로 추락시키겠다고 경고한다. 납치된 헬리콥터에서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 상황과, 원전 폐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도 헬기의 추락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원전 폐기를 주장하는 범인의 이야기로 풀어진다.

천공의벌,원전소설,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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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단순히 원전에 대한 찬성과 반대입장을 나타내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원전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조명한다. 원전이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안함과 병의 발생, 직접적인 피해 상황과 산업재해의 모습을 두루 보여주고 있다. 1차적으로는 원전에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이다. 발전소 소장 나카쓰카는 미래의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멋진 시스템을 활용해야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긴다.

 

2차적으로는 뉴스를 아직 보지 않게 된 일반 시민들의 모습이다. 원전사고 가능성이 발생하자 피난을 가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전력을 통제하는 상황을 이상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당장 자신이 사는 지역에 원전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근처의 다른 원전이 작동하기 위한 플루토늄 연료가 야심한 틈에 지역을 거쳐 운송되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원전 근처에서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모습이다. 원전담당자들은 우왕좌왕하면서도 자동화와 최첨단 기술으로 원자로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무로부시 경찰관은 원전 근처에 살았지만 크게 의식한 적은 없었고, 오히려 반대시위를 제압하는 데 동원되기도 하였다. 현실과 동떨어진 일로 생각해왔던 상황이 심각하게 다가오게 되었다.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원전반대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원전 유치의 합의금으로 주는 교부금은 기간 제한이 있으며 특혜가 사라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원전이 대형사고를 일으키면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도 피해를 입게 돼.
말하자면 나라 전체가 원전이라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셈이지.
아무도 탑승권을 산 기억이 없는데 말이야.”  – 423page 중에서

 

작가는 나라 전체를 원전이라는 비행기를 날지 않도록 할 수 있지만 의지 없이 침묵하는 탑승객들로 비유한다. 원전에 예기치 못한 일이 언제 발생할 지,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침묵하는 군중들의 가면을 깨뜨리기 위한 돌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로 이미 던져진 것이 아닐까.

우리가 몰랐던 원전의 세계 상황에서, 원전이 운영되면서의 심각한 상황을 진중하게 풀어낸 소설로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