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은 우리의 미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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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은 우리의 미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체르노빌의 목소리:미래의 연대기』, 스벨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 김은혜 옮김, 2011

에너지시민기자 박효진

우리 모두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재난을 기억하고 있다. 더 과거로 가보자면 1986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 역시 익숙하게 알고 있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이 두 지역은 모두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과거 체르노빌 사건 때와 비교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통신의 발달로 일본의 비극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통해 첫번째 수업을 받았다. 체르노빌 사건 후 약 150만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을 핵 자체가 아닌 외부적 요인에 돌리고 있던 세계는 이에 침묵했다. 핵과 안전에 대한 두번째 수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서 받고 있는 중이다. 우리 모두는 세계 3대 경제국이 ‘평화적 핵’ 앞에 무력해졌음을 깨달았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르노빌을 겪어 본 인류는 핵 없는 세상을 향해 갈 것만 같았다. 원자력의 시대를 벗어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체르노빌의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흙과 집은 주인을 잃은 채로 남아 있고, 들판은 다시 숲으로 변하고 있으며, 사람의 집에 동물이 살고 있다.”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책은 1986년 체르노빌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써내려가고 있다.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군인, 해체작업자의 아내 등 원전 사고의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책의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두려움만이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준다.

지극히 평범한, 남들처럼 출근하고 퇴근하던 부부가 있었다. 그들에겐 여섯 살이 된 딸이 있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정상적이고 평범한 그들은 하루아침에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체르노빌에 살고 있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셋째 날에 집을 떠났다. 물건은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의 집에는 집안의 유물인 문이 있었다. 그들은 고인을 그 집의 문에 뉘여야 했다. 사고가 발생하고 2년이 지난 뒤에야 문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고한다. “그렇게 나는 내 집에서 문을 훔쳐왔다” 딸과 아내의 온몸에 까만 점이 올라왔고 발바닥만 한 점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지만 아프지는 않다고 했다. 당시에 사라들은 다들 죽는다고, 죽을 거라고 했다. 딸은 여섯 살이었고 사고 날이 생일이었다.

“아빠, 나 살고 싶어요. 나 아직 어리잖아요.”

 

원전 사고로 이제 일곱 살이 된 딸을 잃은 아버지 니콜라이 포미치 칼루긴 이야기다. 사람들은 그에게, 그들에게 침묵하기를 바랐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 됐다고, 정보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았다고. 수백 년 더 기다려야 한다고 그들을 말렸다.

“증언하고 싶다.내딸은 체르노빌 때문에 죽었다.

적어두었으면 한다. 내 딸의 이름은 카탸였다. 캬튜센카. 일곱 살에 사망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뿐만아니라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다시금 후쿠시마에서 들려오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31년, 그리고 6년이 흘렀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다시 한 번 미래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결코 또 한 번의 원전 사고는 발생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