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뒤 증손녀에게 남겨 줄 수 있는 것

50년 뒤 증손녀에게 남겨 줄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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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뒤 증손녀에게 남겨 줄 수 있는 것

– “너의 작은 노랑 장화”

시민기자 신대근 시민기자

“지금부터 50년 뒤 우리는 우리들 증손녀에게 과연 무엇을 남겨 줄수 있을까?” 이 영화 감독은 2060년대를 살아갈 자신의 다섯 살짜리 증손녀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통해 이같이 질문한다. 이 질문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증손녀가 신고 있는 노란 장화는 화면에서는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만다.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수위가 2미터나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바다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노란 장화 한 켤레는 현대의 물질 문명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남긴 하나의 상징이기도 하다.

노랑장화
출처:네이버영화

12살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은 감독으로 하여금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때의 상실감으로부터 그는 100여 년이 흘러 지구의 수면이 상승했을 때 없어질 것들을 떠올린다. 섬들과 바닷가 마을들. 그리고 거기에서 살아갈 증손녀를 떠올리는 것이다.

2060년에 감독의 증손녀는 이 해변에서 놀수 있을까
2060년에 감독의 증손녀는 이 해변에서 놀수 있을까/네이버

 

영화는 “인간은 과연 오늘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어떤 보복을 받을 것인가”라고 묻는다. 지구 생태학자인 제임스 한센교수는 “그러나 지구는 지킬 가치가 있다”고 단언한다. 그에 필요한 “엄청난 비용은 젊은이들의 부담”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하루라도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감독인 존 웹스터는 “나는 왜 다른 이들처럼 (환경문제에 대해) 무관심하지 못할까. 나라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진 끝에 직접 나섬으로써 아버지를 잃고 좌절하던 상실감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희망을 갖게됐다”며 (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정치인들만 비난하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리가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마샬군도의 해안선은 점점 인간들의 터전을 잠식해 들어오며 인간을 섬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 “우리를 위해 횃불을 들어 주세요. 일곱달 밖에 안된 제 딸아이가 삶의 터전을 잃게 할 수는 없어요.”   마셜 군도의 시민사회 대표인 케이시는 2014년 9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절규한다. 모든 나라에서 온 대표단이 기립박수(유엔 총회장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를 보냈지만 어쩐지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케이시 마샬군도 대표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마샬제도 시민대표 케이시

다른 한편에선 다른 주장이 터져 나온다. 시베리아 탄광의 광부들은 “석탄 채굴이 왜 문제냐? 우리는 식량을 비롯해서 모든 것을 석탄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석탄은 바로 우리 생존의 기반이다. 우리 삶의 터전을 빼앗길수는 없다”고 절규한다.

게스트토크에 나선 웹스터감독
게스트와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존 웹스터감독은 영화상영이 끝난뒤 30여분동안 열린 GT(게스트 토크)에서 “우리에겐 기술과 돈 무엇이든 다 있다. 모든 것이 의지력의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모든 인류가 한마음으로 참여할 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에게 다가 오고 있는 재앙은 막을 수 있다며, 모든 이들이 지구를 지키는데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노랑장화와 감독
노랑장화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한 존 웹스터 감독

1967년 핀란드 헬싱키 출생인 감독은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작품은 오랜 기간 인물의 삶을 집중 조명하는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최근 10년간 그가 집중한 주제는 기후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