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내려온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핵이 내려온다.

핵내려온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핵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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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앞 드럼내리기 국회의사당을 알리는 "의사당대로" 표지판. 그 앞에서 캠페인단이 우뚝서서 핵폐기물 드럼통 모형을 내리고있다. ⓒ 오송이

핵내려온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핵이 내려온다.

글 오송이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은 서울역 퍼포먼스를 마치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지난기사 링크) http://energynow.kr/?p=20040

범내려온다. 아니 범보다 훨씬 무서운 핵이 내려온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핵이 내려온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라지만, 사람은 한산하다.  구름가득한 하늘아래 국회앞에는 핵폐기물 드럼통모형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방진복을 입은 캠페인단은 머리위로 두 팔을 겹쳐 X자를 만들었다. 핵발전소를 더이상 그만짓자고 하는것일까, 아니면 핵폐기물을 더 이상 그만 만들라는 이야기일까. 사실 둘은 같은 이야기일테지만.

 

▲ 국회앞 퍼포먼스 핵발전소그만, 핵폐기물그만, 핵쓰레기를 지역으로 떠넘기는 정의롭지 못한 행동도 이제 그만 ⓒ 오송이

 

아니 어쩌면, 이제 더이상 핵폐기물을 이렇게 얼렁뚱땅 결정하지 마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련 법안은 개정안 2건만, 그것도 과태료의 징수체계에 관한 개정안과, 벌금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만 통과되었으며, 점점 쌓여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어떻게 할것인지를 다루는 법안들은 통과시키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아직까지 고준위핵폐기물을 정의롭게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은 발의된 것이 없다.

▲ 국회앞 다이인 퍼포먼스 지금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이 시점, 공극이 120개나 발견되었던 구멍숭숭 한빛 3호기는 재가동한지 며칠되지 않아 가동을 멈췄다. 이번엔 변압기 문제라고 한다. ⓒ 오송이

 

졸속으로 고준위 핵폐기물에 관한 시민공론화를 진행했던 재검토위에 대해서 주민들은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한빛 3,4호기는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핵발전소 6기중 두기의 이름이다. 3,4호기에서는 공극이 다수 발견되었고 격납건물의 철근이 외부로 노출되기도 하여 정비를 마치고 현재 3호기는 다시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러한 위험은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위험한 핵발전소를 가동하면서 계속해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이들 핵발전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핵폐기물에 대한 대안도 없다.

 

▲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국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오송이

 

국회는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의 마지막 종착지였다.  캠페인단은 부산에서 출발해서 일주일동안 울진, 경주, 대구, 영광, 대전을 거쳐 서울에 올라왔다. 캠페인단은 각 지역에서 핵폐기물 드럼 모형을 밀면서 행진을 하고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캠페인단 중 한명인 현욱님을 만났다.

“울진이 인상깊었어요. 그곳은 핵발전소 반대투쟁을 활발히 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반대하는 주민이 많이 없거든요. 그래서 다이인 퍼포먼스를 할때 지역분위기가 좋지않을까봐 내심 걱정을 했죠. 그런데 울진에서 기자회견을 할때 지역주민 세분이 연대하러 군청으로 직접 오셨어요. 그리고 드럼통을 가지고 마침 울진 장날이라 전통시장에서 행진을 했는데, 할머니들이 핵폐기물을 알아보시더라구요. 그리고 행진수고한다면서 막거리도 한잔씩 따라주시는데, 드러나지는 않지만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더라구요.”

 

▲ 대구에서 캠페인단을 맞이했던 애은성당 이번 캠페인을 순례라고 표현해주셨다. ⓒ 오송이

 

캠페인단이 거쳐온 지역중에 대구가 있는것이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곳은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도, 핵폐기물 처리시설로 거론된적이 있는 지역도 아니었기때문이었다. “대구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약 10년동안 지금까지 대구에서 매주 촛불집회를 하고있었더라구요. 그리고 계속 미안하다고 하시는거에요. 대구도 도시니까 전기는 많이 쓰는데 또 발전을 하는건 아니잖아요. 그렇게 책임은 지지 않은채 계속 핵전기를 사용하는게 미안하다는거에요. 대구의 몇몇 활동가들은 고준위 핵폐기물에 관한 특별법을 준비하고도 있다고하구요. 꾸준히 활동을 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구, 사실 이게 미안해 할 일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을 마음을 미안하게 만들어놨어요.”

 

▲ 단장님 탈핵이 전국순회 캠페인 일주일째, 이제 탈핵이도 다이인 퍼포먼스의 의미를 아는것일까? ⓒ 오송이

 

이번 캠페인단에는 현욱쌤과 함께 사는 강아지 탈핵이도 함께했다. 탈핵이는 이번 캠페인의 단장님이다.
“사실 서울사람들 때문에 핵발전소 돌리는건데, 서울에 지어라. 그런 이야기는 많이 해왔어요. 그런데 폐기물까지 가져가란 얘기는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원래는 3월 11일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일)집회에 이 드럼통을 싣고 가서 서울이며 어디며 내려주고 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로 집회가 취소가 되었고, 탈핵신문 읽기 모임을 하다가 서울도 핵폐기물 책임에 예외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해야겠단데 뜻이 모아졌어요. 부산에서 작년엔 16개 구군에서 이 드럼통을 가지고 돌면서 캠페인을 했거든요. 그리고 울산에 이 캠페인을 전해주려고 했는데 울산 주민투표때문에 연결이 안됐어요. 그래서 못갔던 곳들 이번에 다 돌고오기로 기획이 된거죠.”

 

▲ 경주에는 안아픈 사람이 없다. 경주사람들의 아픔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걸까. ⓒ 오송이

 

“경주는 2005년 부터 중저준위 폐기물로 한바탕 지역사회가 홍역을 치렀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 알아요. 핵폐기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주에 아픈사람들이 있다는 것도요. 그런데 말을 못하는거에요. 먹고살아야 되니까요. 그러니까 외면하는데,사실 수면위로 드러나면 힘들거든요. 그래도 저희가 방문했을때 잘왔다고, 매달 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 캠페인단 트럭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있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 의논해야할 때이다. ⓒ 오송이

 

일주일의 여정이 고되지 않냐고 묻자 현욱님은 빙긋이 웃으며 탈핵이를 쓰다듬었다. “이거 가지고 온거 사실 서울 시민 너희가 책임져라는 의미라기 보단,
같이 고민하자고 들고온거거든요. 지역 주민마의 문제가 아니라는것, 지금이야  잘 살지 모르지만 미래세대로 떠넘기면 안되잖아요. 다 같이 고민해보자는거. 그걸 알리고 싶었어요. ”

현욱님의 말대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시민들이 다같이 핵발전과 핵폐기물을 고민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