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폭소와 살다’ – 허공에 대고 소리친다는 것에 대하여

영화 ‘피폭소와 살다’ – 허공에 대고 소리친다는 것에 대하여

SHARE

영화 ‘피폭소와 살다’ – 허공에 대고 소리친다는 것에 대하여

 

2020년 11월 제 3회 카라 동물 영화제에서 마츠바라 타모쓰 감독의 <피폭소와 살다>가 퍼플레이를 통해 상영되었다. 2011년 3월 11일 이후에 제작되어 일본에서 2016년에 개봉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고 후쿠시마현의 몇몇 목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고 있는 영화다. 원전 인접지역은 엄청난 양의 방사능 유출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 지역주민들은 급하게 피난을 가야했기 때문에 키우던 반려동물과 농장동물들을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굶어 죽은 동물들만 수천마리다. 그나마 정부에서 반려동물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허용하였다. 하지만 농장동물은 모두 살처분한다고 했다. 그런데 살처분에 반대하여 피폭된 소들과 살아가는 농장주들이 있다. 그들은 매일같이 소들에게 밥을 주기위해 방사선량이 평균 50배 이상을 넘는 곳을 방문한다.

병들어서 주저 앉아있는 소를 돌보는 야마모토 유키오 씨는 배설물이 묻어있는 꼬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맨손으로 씻긴다. 야마모토 유키오 씨는 전 국회의원으로 마을주민들에게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안일한 정부의 의견이었다고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에 후회했다.

이케다 부부(이케다 미키코, 이케다 미츠히데)는 돌보고 있는 소들에게 각자 이름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 부부는 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대피명령이 떨어졌을 때,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대피하는 당시 소들을 두고 가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소들에게 “미안해”라는 말과 함께 떠나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희망의 목장을 운영하는 요시자와 마사미 씨는 정기적으로 도쿄 시내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마을의 실상을 외친다. 그의 누나인 코미네 시즈 씨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이 들고, 이미 피폭소를 키우는 것 자체가 반원전 운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사미는 오히려 아무도 듣지 않는 곳에서 외치는 것이 하고 싶다고 했어요.”라고 코미네 씨는 그는 이미 활동가의 스위치가 켜졌다고 하면서 웃었다.

극 후반에서는 흰색 작은 반점이 생긴 피폭소를 도쿄 시내로 데리고 온다. 도쿄 전력의 경비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결국 소를 트럭에서 내리지는 못한다. 요시자와 씨는 도쿄 전력 직원에게 오염토를 쌓아놓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에 도쿄 전력의 직원은 “후쿠시마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잘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그에 대해 요시자와 마사미 씨는 “우리 지역은 아무도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버려진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생명의 소중함만을 이야기한다고 하기에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인간이 먹기 위해서 키우던 소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 끝까지 살리는 모습, 더 이상 피폭된 소를 키울 수 없게 되어 살처분 시키는 모습,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리고 임시로 지어진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모습, 도쿄 시내에서 후쿠시마의 실상을 이야기하며 탈핵을 외치는 모습 등. 방사능으로 인해 일상을 빼앗긴 지역주민들은 살아있는 소들을 온몸으로 책임을 다하며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었다.

피폭소와 살다(Nuclear cattle)은 현재 영어자막으로 유튜브에서 관람할 수 있다.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 고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