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탈핵에너지전환시민학교 : 하나라도 더 알고, 알리자

2020 탈핵에너지전환시민학교 : 하나라도 더 알고, 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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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탈핵에너지전환시민학교 : 하나라도 더 알고, 알리자

 

고다슬 활동가

2020년 6월 26일, 7월 1일, 7월 8일 3일간 탈핵에너지전환 시민학교(이하 탈핵시민학교)가 열렸다. 약 15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탈핵 이슈가 전반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강의다.

첫 번째 날에는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기후에너지사무국장(이하 안재훈 국장)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최경숙 활동가의 “후쿠시마 오염수, 누가 먹게 될까?”의 주제로 두 개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안재훈 국장은 “고준위핵폐기물,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강의를 했다. 고준위핵폐기물은 핵발전소가 가동되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쓰레기다. 방사능을 방출하는 수치도 높아서 10만 년 이상을 500m 이상의 깊은 지하에 숨겨야 한다고 했다. 거기다 1g만으로 수천 명을 죽일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의 월성 핵발전소에 저장되어있는 핵폐기물은 2021년 11월이 포화 예상 날짜이다.

심지어 핵폐기물처리장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국가별 처분현황을 봐도 설치 계획이거나 부지 미정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 현재까지 발생한 고준위핵폐기물은 16,000톤이고 2030년엔 30,000톤으로 증가된다고 한다. 포화상태이지만 처리할 폐기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현시점에 핵폐기물처리장을 만들기 위해 “공론화”를 하고 있다. 1987년부터 후보지를 찾고 선정했지만, 지역주민들의 투쟁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사실 박근혜 정부 때도 공론화는 한차례 진행되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재검토 토론회를 지금 다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경숙 활동가의 “후쿠시마 오염수, 누가 먹게 될까?”라는 주제의 열정적인 강의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이야기는 언뜻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일본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숨기는 것이 많다는 것이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나는 일본 친구가 있어서 자주 놀러 갔었고, 잠시 거주한 적도 있었는데, 후쿠시마에 대한 문제의식이라든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에 관한 뉴스를 본 기억이 없었다. 아무도 후쿠시마에 대한 위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방사능에 오염된 제염토를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에 쓰고 심지어 초중고 학교 운동장에 매립하기까지 했다니 너무 충격적인 현실이어서 부정하고 싶었다.

7월 1일은 에너지정의행동의 이헌석 정책위원(이하 이헌석 정책위원)과 월성원전 인접 지역 이주대책위원회 황분희 대표(이하 황분희 대표)의 강의가 있었다.

이헌석 정책위원은 “에너지전환 현주소와 그린뉴딜”이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IPCC <지구 온난화 1.5°C>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배출을 ‘0’(net-zero)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12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2015년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37%를 감량한다는 안일한 목표를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추세인 데 반해, 한국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비중도 3.8%로 20여 년째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OECD 전체 평균인 25.8%에도 턱없이 부족한 비율이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파격적으로 늘이지 않으면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핵발전소도 계속 가동하여 핵발전소 사고와 핵폐기물 등 방사능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고, 화력발전, 핵발전소와 관련한 일자리는 사라질 수 있겠지만 활자를 고르던 조판 일도 사라졌듯이 결국에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가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길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일자리 변화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 정책이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월성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황분희 대표의 이야기는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원자력은 좋은 것이라고 핵발전소를 짓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고 발전소 전광판에 표시된다고 했다. 그 말을 믿었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주를 요구하면서 월성 1호기 폐쇄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월성 인접 지역 주민들 내부피폭으로 갑상선암에 걸리기도 했는데, 거기엔 만 4세 아이부터 80세 노인까지 있었다고 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황분희 대표의 모습에 그동안의 설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핵발전소를 멈추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을 해야한다고 부탁했다. 대도시의 전기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을 텐데, 왜 작은 마을의 지역주민이 고통받아야 하는지 안타까웠다.

그리고 <월성>이라는 영화를 추천했는데, 황분희 대표가 출연하는 월성 핵발전소와 지역주민의 투쟁을 그린 영화이다. 올해 제17회 환경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7월 8일, 마지막 날에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김현우 연구원(이하 김현우 연구원)과 에너지정의행동의 이영경 사무국장(이하 이영경 국장)의 강의가 있었다.

김현우 연구원의 “핵발전은 기후 위기의 대안일까”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기후위기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탄소 예산은 10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구조를 급격하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고, 에너지는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기후위기의 해결방법으로 핵발전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한다.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때, 핵분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우라늄의 채광·정련, 핵발전소의 운영·폐기, 핵폐기물의 처분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풍력발전과 수력, 태양광보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높다는 검토 결과가 있다.

실제 2019년 7월 프랑스 파리에 42도의 폭염으로 골페슈 핵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한다. 발전소 안의 냉각수가 과열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핵발전소 대다수가 해안가에 있기 때문에 해일이 왔을 때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어서 이영경 국장은 “우리에게 남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1990년도부터 지금까지의 탈핵운동을 지나 앞으로의 탈핵운동을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지 탈핵시민학교에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해주신 분들은 활동 분야가 각각 달랐다. 에너지 절약, 기후위기, 동물권, 인권, 먹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분들이 모였다. 각각의 분야에서 탈핵을 어떻게 바라보고 알릴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공론화가 끝나가는 현시점에서 탈핵시민학교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탈핵이라는 중요한 문제가 잊혀지지 않게 우리가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