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 연구 보고서

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 연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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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밀집된 양산·울산·일광단층 모두 활성단층

정부, ‘활성단층·지진위험지도’ 보고서 폐기하고 핵발전소 확대

 

연구 책임자, “사회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연구 결과 발표 않기로…”

올해 7월 5일 울산에서 규모 5.0 지진, 9월 12일 경주시 내남면에서 규모 5.1과 5.8 지진이 발생하면서 어디를 가나 ‘지진’이 화두다. 현재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2012년 작성된 활성단층지도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 묻고, 지진 대응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2년 10월에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연구용역 보고서를 작성해 소방방재청장 앞으로 제출했다.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연구책임자였던 최성자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는 “지질조사 결과 활성단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공청회를 열었지만, 사회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2년 제출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연구용역보고서가 일반 국민에게 공개됐다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20억원이나 들여 만든 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민 안전보다 핵산업 육성에 힘쓴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읽힌다.

최근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나 발생하면서 핵발전소 인접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으로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작성된 ‘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 비공개 이후 진행된 월성1호기 수명연장 과정과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의 허점을 짚어보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작성한 ‘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 보고서’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 최종보고서(2012. 10)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 위험 축소하고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2012년 10월 활성단층 보고서가 비공개되고, 이후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신고리5·6호기 추가 건설’ 허가 등이 진행됐다.

2013년 4월 3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통보했다. 한수원은 2013년 5월 6일 원안위 요구에 따라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 계획을 마련해 원안위에 제출했다.

이후 스트레스 테스트 전문가검증단은 1만년 빈도 수준의 자연재해(지진의 경우 0.3g(지, 중력가속도)), 지진에 따른 화재, 핵연료가 손상되고 격납건물 내부 압력이 상승하는 중대사고 등에 대해 검증했고, 검증결과 ‘다수호기 동시사고 대응을 위해 각 호기에서 안전기능이 확보될 수 있도록 이동형 설비 확보 등의 중장기 개선방안 마련’ 등 19건의 안전 개선사항을 도출했다.

결론적으로 월성1호기에 대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증결과, 재현주기 1만년 빈도 수준의 자연재해에도 필수안전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한수원은 ‘월성1호기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보고서’(최종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했고,원안위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결정했다.

당시 월성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민간검증단 위원들은 월성핵발전소 인근(1.8km, 5km)에 활성단층인 읍천단층과 수렴단층이 있기 때문에 0.4g 보다 높은 최대지반가속도 기준을 세워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4년 4월 9일 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월성1호기는 한수원의 내진설계 0.2g보다 최소 6배 이상 강한 에너지를 가진 지진과 지표의 변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내진설계로는 발생 가능한 최대지진에 대해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고 월성1호기는 수명도 다했기 때문에 폐쇄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지진·지질조사 없이 11년 전 재탕보고서 제출

한수원이 신고리5·6호기 핵발전소 부지의 지질과 지진조사도 하지 않은 채, 11년 전에 작성한 신고리1·2호기 조사결과 재탕보고서로 건설허가를 받은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한국일보 2016년 9월 29일자).

올해 6월 23일, 원안위는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를 승인했다. 원안위는 건설허가 승인 과정에 다수호기 관련 안전성, 지진 및 지반 안정성, 인구밀집지역 위치제한 등을 검토했지만, “다수호기 안전성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진, 태풍 그런 자연재해와 인위적 사건으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부지를 선정했다”고 결론지었다.

‘원자로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제4조에 있는 심사기준은 ‘원자로시설은 지각의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며,그 설치지점 및 주변의 지표면이 붕괴되거나 함몰될 가능성이 없고 경사면과 지반이 안정된 곳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와 관련한 원안위 회의록을 보면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는 “원전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질현상은 없었다. 원자로건물 설치지점의 지반 부위에 연약대가 단층 형태로 발견되었으나 저희가 정밀조사를 요구하여 확인한 바로는 최후 운동시기 186만 년 이전으로 활동성단층은 아니며, 길이 200m 이내, 최대폭이 한 1.3m 정도로 원전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2016년 6월 9일 제56회 원안위 회의록 중 김인구 KINS 원자력심사단장 발언)고 했다.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 주변에는 활성단층인 일광단층이 있고, 신고리5·6호기 반경 30km 이내에는 380만 명이 살고 있다.

양산단층·울산단층·일광단층 등 17개 활성단층과 수십개의 단층노두 존재 확인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는 2009년 자연재해 저감기술 개발사업 일환으로 20억원의 정부 예산을 들여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연구용역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맡겼다. 연구 기간은 2009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연구진으로는 18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활성단층으로는 양산단층, 울산단층, 일광단층, 광주단층, 전주단층, 추가령단층, 왕숙천단층, 인제단층, 금왕단층,오십천단층, 매화단층, 우보단층, 모량단층, 장대단층, 십자가단층, 기린봉단층, 마분동단층 등 17개 단층이 조사됐다. 17개 단층 안에는 수십개의 단층 노두(露頭, 암석이나 지층이 흙 등으로 덮혀있지 않고 지표에 직접 노출된 곳, 편집자 주)가 존재한다. 연구진은 3년 동안 연구한 정보를 이용해 활성단층정보시스템도 개발했다.

보고서는 활성단층 정밀조사 지역은 전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동남부의 양산 및 울산단층 일원임을 밝혔고, 향후 추가로 전국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단층은 크게 추가령단층대(추가령, 예성강, 포천, 왕숙천, 당진단층 포함), 양산단층대(양산, 동래, 일광, 울산단층), 영일만단층대, 아산만단층대로 나뉜다. 연구진은 2012년 5월 기준 118개의 단층노두 목록을 작성했다.

보고서, 17개 활성단층과 118개의 단층노두 존재 확인

한반도에는 1등급 단층으로 서쪽에 추가령 단층, 동쪽에 양산단층이 있다. 양산단층은 경주도폭(Tateiwa, 1929) 지질조사에서부터 단층의 실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양산단층은 남쪽의 낙동강하구에서 북북동방향으로 경북 울진군 기성면까지 연장되는 약 200km 이상의 연장을 보이고 있다. 낙동강하구에서 영덕을 지나 동해로 빠져 나가는 단층이다. 지진활동에 의한 양산단층대 연구에 따르면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이다.

울산단층은 활성단층이며, 울산만-경주 간의 단층을 울산단층이라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단층은 양산단층 이전에 형성되었으며, 제4기 단층노두가 1998년 경주시 외동읍 말방리에서 처음 알려진 이후 많은 제4기 단층들이 발견되었다. 길이는 울산만-동천까지 약 12.5km, 최대 깊이는 1km, 초대 폭은 3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광단층은 양산단층대 단층들 중 하나로 활성단층이다. 일광단층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으로부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으로 이어진다. 선형구조를 기준으로 할 때 단층 길이는 최소 약 45km다.

활성단층과 지진위험도 공개 안 하는 정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작성한 활성단층지도는 활성단층 마지막 운동이 제4기(약 2백만년) 동안 재활동한 단층을 포함하고 있다. 보통 지형변위를 보이며 제4기 후기에 반복활동하고 장래에 활동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것을 활성단층이라고 칭하지만 연구진은 지형변위를 보이지 않는 제4기 전기에 일어난 단층도 활단층에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활성단층 조사 방법은 시추조사와 트렌치조사를 병행해 지형조사, 지질조사, 고지진학적 연구 수행 방법을 택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의 경우는 지난 40년 동안 국토개발이 활발히 일어나 지형변위를 관찰할 수 있는 원지형이 거의 파괴되어 자연지형에 의한 활성단층 변위를 관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규모 6 이상의 지진을 우려하면서도 어디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깜깜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2년 10월에 작성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연구용역 보고서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역시 보고서에 활성단층지도와 지진위험지도를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뉴질랜드 등 해외국가들은 국민들이 자유롭게 활성단층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고,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국가차원 활성단층지도가 없다.

지난 9월 29일(목) 국정감사에서는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정부가 국민과 국회에 활성단층 연구용역 결과가 의미없다고 숨겨 놓고 원전 건설을 강행했다면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기만한 것”이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안전처 뿐만 아니라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국민을 우롱한 공범으로써 응당 대가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활성단층은 1992년 일본 교토대학의 오카다 교수에 의해 양산단층대가 통과하는 양산시 월평마을에서 처음 확인됐다. 그 뒤 굴업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 특성 평가 연구(1994~1995)를 통해 최초로 해저 활성단층이 발견됐다. 이후에는 핵발전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까지 핵발전소 주변에 약 50여개 이상 지점에서 활성단층 노두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국회 김성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2012년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 보고서를 발표하기 12년 전인 2000년, 같은 기관에서 만든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2000년 5월 보고서는 월성핵발전소 인근에 활성단층으로 추정되는 단층이 존재한다는 중간보고서 형태의 자료다.

용석록 객원기자

이 기사는 탈핵신문 2016년 10월호 (제46호)에 실린 글입니다.
EnergyNOW!와 탈핵신문은 기사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탈핵신문 원문 보기 : http://nonukesnews.kr/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