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꿈꾸며 ‘에너지 절약’ 씨앗을 심는 사람들…새생명감리교회 인터뷰

숲을 꿈꾸며 ‘에너지 절약’ 씨앗을 심는 사람들…새생명감리교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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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꿈꾸며 ‘에너지 절약’ 씨앗을 심는 사람들…새생명감리교회 인터뷰

이수현 시민기자

십자가 철탑이 없는 교회.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십자가를 내리고, 사소한 실천으로 기적을 쌓아올리는 교회가 있다. 서울시 강북구의 새생명감리교회 건물 옥상에는 화려한 야간조명 대신 녹음이 우거져 있다. 울창한 나무 그늘로 여름철 냉방전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철탑 없는 이 교회에서는 매주 작은 기적들이 일어난다. 약 30가구에 달하는 신도들은 이곳에서 신앙심을 키우면서 에너지 절약에 힘을 보탠다.

새생명감리교회 건물 옥상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
새생명감리교회 건물 옥상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

어둑어둑한 예배실에너지 절약 위해 전기 아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 온 새생명감리교회의 예배실은 한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예배가 있는 수요일과 주말에도 조명을 환히 키지 않는다. 환경부장을 맡고 있는 조옥향(57) 권사는 “전구가 두 개 들어가는 너비의 홈에 전구 하나만 꽂아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예배실에서 킬 수 있는 전체 조명의 반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백열전등 대신 LED 조명이 강단의 불을 밝혔다.
백열전등 대신 LED 조명이 강단의 불을 밝혔다.

예배실의 강단 또한 절전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백열전구 대신 LED조명이 강단을 밝힌다. 백열전구를 LED조명으로 교체하면 약 8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셈이다. 조옥향 권사는 “예배실 뿐만 아니라 교회 건물 전체에서 절전을 실천하고 있다”며 “사용하지 않는 전기는 꺼두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냉방전력 절약하기 위해 지하실에서 예배드려

절전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는 사소한 실천으로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 교회가 에너지 절약 활동에 힘을 쏟은 때는 교회 문을 열었던 2006부터. 어느덧 올해 10년째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여름에도 교회에서는 한 철 내내 냉방을 하지 않았다.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냉방전력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조 권사는 “에어컨을 트는 대신 실내온도가 25~6도로 유지되는 지하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또한 교회의 성가대원들은 여름 동안 성가대복을 입지 않았다. 땀이 차는 성가대복 대신 흰 옷을 입는 것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했다.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새생명감리교회.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새생명감리교회.

올해부터는 교회 내에서 비닐, 플라스틱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예배가 끝난 후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도 사기그릇만 사용했다. 조 권사는 “길거리에 전도하러 갈 때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일회용품이 낭비되지 않는 고구마 등을 시민들에게 전하며 전도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6월 중 하루는 환경 주일 예배

교회에서는 신도들의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기 위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매년 가정의 7~8월 전기 사용량을 비교해 시상해왔다. 재작년부터 진행된 이 행사는 신도들의 호응이 제법 좋았다고 한다. 가장 많이 전기를 절약한 가정에는 매년 절전 멀티탭 등의 상품을 증정한다. 올해는 10월 말까지 데이터를 취합해 시상할 예정이다.

한편, 새생명감리교회에서는 2011년부터 매년 6월마다 환경 주일 예배를 열어 왔다. 그날만큼은 환경에 관한 문제들을 예배의 주제로 다루고 있다. 조 권사는 “사람들이 에너지 절약을 하지 않는 이유는 환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환경 문제에 대해 일깨워 주면 누구나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신도들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환경 연대 등이 주최한 외부 세미나에는 새생명감리교회의 교인들이 가장 많이 참석한다고 한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이 세미나에 평균 7~8명 정도가 참석하며, 감리교단 25개 교회 중에서는 가장 높은 출석률을 자랑한다고 한다.

조옥향 권사.
조옥향 권사.

불편하더라도 견디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길

여러 활동을 진행해 온 새생명감리교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에너지 활동을 펼칠 계획을 품고 있다. 조옥향 권사는 “교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했다. 교회는 앞으로 △차 없는 주일, △고기 없는 날, △물 절약 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조 권사는 “불편하더라도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길”이라면서 “하나님이 주신 지구를 맑고 깨끗하게 가꿔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씨앗을 심고 있지만, 이 씨앗이 먼 훗날에 울창한 숲을 이루길 바란다”며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