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마피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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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마피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문선영 시민기자

%e1%84%89%e1%85%a1%e1%84%8c%e1%85%b5%e1%86%ab4일본과 국내 핵발전소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2016년 5월 11일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핵 마피아(The Nuclear Mafia, 2016>가 상영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핵을 내쫓기 위한 용감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부와 대학생, 아티스트, 녹색당 당원 등. 아주 평범한 사람들 9명이 모여 만든 ‘핵마피아 탐정단’의 이야기다.

핵마피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핵마피아 탐정단은 가장 먼저 핵마피아의 일원을 파악하려 한다. 핵발전소 수주건설 진행현황과 이후 계획된 핵발전소 건설을 소개하면서, 핵마피아들의 명단을 파악해낸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이후 ‘세계원자력방사선 국제 컨퍼런스’ 현장,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고리 핵발전소 폐쇄 투쟁 등 여러 현장에 나섰지만 핵마피아들을 전혀 만날 수 없었다.

정치, 언론, 기업 등 각 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핵 마피아의 계보를 확인하면서 탐정단은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낀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1인 시위, 라디오 게스트 출연 등 각자가 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나간다. 원자력 컨퍼런스에서 탈핵을 외치고, ‘2015 탈핵 어워드’를 진행하는 것으로 핵 마피아 탐정단은 활동을 마친다.

한 분 한 분의 마음에 탈핵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그린토크(감독과의 대화)에서 김환태 감독은 “인맥을 통해 핵마피아를 직접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탐정이 활동하는 모습과 그 너머 마음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영화를 관람하신 한분 한분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탐정단은 핵마피아를 만나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도표와 그래프들은 핵발전소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준다. 이 도표와 그래프들은 탐정단들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된 것이다. 관객들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그들의 행보는 ‘실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핵마피아 탐정단의 ‘탐정’들은 “혼자 진행하는 탈핵이 아니라 각계의 분들이 함께하는 탈핵, 그리고 내일의 탈핵을 위한 씨앗이 심는 시간”으로 탐정단 활동을 평가했다. 김 감독은 “탈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가 막을 내린 지금, 탐정단의 활동은 중단됐지만 이는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