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의 고양이

후쿠시마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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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고양이

천송 시민기자

후쿠시마는 일본 홋카이도 오시마 지청의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이곳에 있었던 핵발전소의 방사능이 누출돼 비극의 도시가 됐다. 그 이후 후쿠시마는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이 하나 둘 다른 곳으로 떠나며, 여전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그곳엔 지금 누가 존재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던 가운데 오오타 야스스케의 『후쿠시마의 고양이』를 읽었다. 책의 주인공 마츠무라 씨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출입이 금지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로부터 20km 이내의 지역인 경계 구역, 도미오카에서 동물들을 보호하는 자원봉사를 하며 고향을 지키고 살아간다.

후쿠시마에 남은 사람과 고양이가 사는 이야기

이 책은 그가 돌보는 동물 중 고양이 시로와 사비의 사진과 함께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마츠무라 씨와 함께 살고 있는 시로와 사비는 모두 2013년 태어난 고양이들로, 핵발전소 사고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에 태어났다. 마츠무라 씨는 후쿠시마의 동물보호시설 앞에 버려져 안락사의 위기에 처해 있었던 시로와 사비 고양이 자매를 데려와 키우게 된다.

이 책의 화자는 프리랜서 카메라맨인 오오타 야스스케다. 그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마츠무라 씨와 그의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역시 핵발전소 사고 근처에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구조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현장에서 마츠무라 씨와 조우한다. 사람이 머무는 것을 법으로 금지할 만큼 오염도가 심각한 지역에서 마츠무라 씨는 묵묵히 동물들에게 먹이를 줬다. 도미오카 마을의 살아남은 모든 동물들은 그의 손길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다.

후쿠시마를 보살피는 마지막 사람, 마츠무라 씨

시로는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이다. 사비는 풀 속에 있으면 찾기 어려운 보호색과 같은 털을 지닌 고양이로 명 사냥꾼이다. 이 두 고양이를 데려다 가족처럼 함께 살고 있는 마츠무라 씨는 ‘후쿠시마의 마지막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다. 마츠무라 씨는 버려진 새끼고양이를 죽게 만들 수 없다는 생각으로 모두 집에 데려왔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마츠무라 씨는 고양이 두 마리뿐만 아니라 개, 타조, 멧돼지, 망아지 그리고 30여 마리의 소를 함께 키우고 있다.

책 속에는 시로와 사비, 마츠무라 씨가 함께 산책하며 사는 모습이 정겹게 담겨 있다. 마츠무라 씨는 시로와 사비에게 가장 먼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지키는 법’을 가르쳤다. 그리고 함께 사는 동물들과 ‘잘 지내는 법’을 가르쳤다. 푸른 작업복 차림의 마츠무라 씨와 두 고양이가 함께 걷는 모습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아름다운 풍경보다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마츠무라 씨는 시로와 사비를 돌보는 입장이지만, 시로와 사비는 그에게 있어 삶의 활력소이자 살아가는 이유이다.

후쿠시마에 돌아올 봄날을 기다리며

핵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경계 구역 내의 가축은 모두 살처분됐다. 그러나 마츠무라 씨는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남겨진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책 속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진이 담겨 있다.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고 남겨진 동물들과 식물들만이 그곳을 지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사람들은 떠났지만 자연과 동물들은 그곳을 지켰다.

현재 도미오카는 경계 구역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일본 정부는 이곳의 동물들을 모두 없애길 원했지만, 그에 반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남겨진 동물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마츠무라 씨이다. 마츠무라 씨는 후쿠시마의 재생과 동물과 함께 공생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절대로 그 어떤 목숨도 쉽게 포기하지 말자’는 그의 메시지에 후쿠시마의 봄날이 어서 오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