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한 지 어느덧 3년차… 햇빛사랑시민모임 김현수 씨 인터뷰

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한 지 어느덧 3년차… 햇빛사랑시민모임 김현수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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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한 지 어느덧 3년차… 햇빛사랑시민모임 김현수 씨 인터뷰

이수현 시민기자

낮 최고기온이 30도 후반까지 치솟았던 올여름. 무더위 속에 누진제 논란이 일면서 7~8월 내내 전기요금 괴담이 떠돌았다. 역설적이게도 이 괴담은 재생에너지가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누진제 개편 요구를 넘어서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눈길을 돌리게 한 것이다.

비영리단체 햇빛사랑시민모임에서 활동하는 김현수(35) 씨 역시 대안을 찾아 나선 사람이다. 서울시 종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미니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가구가 단 두 곳 있다. 그중 한 곳은 김 씨의 집이다. 2014년 12월, 그는 자신의 집에 미니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 최초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었다.

태양광 패널 설치 후…전기요금 1만원 밑으로 줄어

김현수 씨 가족이 사용하는 전기의 일부는 매달 이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되고 있다. 발코니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일정 시간 동안 햇빛을 모으면 그 햇빛이 전기로 변환된다. 오는 12월이면 ‘햇살 전기’를 쓴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그는 그간 태양광 패널을 사용한 후기를 이렇게 전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후 전기요금이 1만 원 미만으로 내려갔어요. 보통 1만 5000원 정도 나왔었는데 설치 후에는 5000원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어요. 원래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량을 빼니 전기요금이 더 줄어들었습니다.”

태양광 패널의 전기요금측정기. 전력과 사용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의 전기요금측정기. 전력과 사용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씨 집에 설치된 태양광은 가로 130cm, 세로 70cm, 용량 260W(와트)짜리 패널이다. 이는 아파트, 빌라에 가장 흔히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이라고 한다. 260W 패널의 발전량은 계절마다 격차가 있는데 봄과 가을에 발전이 잘 된다. 최대 월 25kWh(키로와트시) 정도 생산하는데, 이는 가정용 양문형 냉장고의 한 달 전력사용량으로 이해하면 쉽다.

김 씨는 “260W 태양광 패널의 발전량은 많지 않지만 누진제 구간을 낮춰준다”고 설명했다. 패널의 발전량 자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누진제 구간을 낮추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5~6000원 가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누진제 구간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며 덕분에 전기요금이 만원도 채 나오지 않은 것”이라면서 “전기요금 괴담이 퍼졌던 올여름에도 요금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는 에어컨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선풍기를 활용하여 전력량 소비에 기여한 것도 물론 포함된다.

송전탑 없고, 기후변화 없다…친환경 태양광 패널

태양광 패널로 전기요금을 줄인 사례는 김현수 씨 외에 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용량의 태양광을 설치한 가정은 (4인 도시가구 평균 전기사용량 304kWh 기준) 월 8320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1년이면 약 9만 9840원의 전기요금이 절약되는 셈이다. 김 씨는 “전기요금이 월 10만 원 나오던 한 지인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후 4~5만 원 정도 요금을 줄였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김 씨는 요금 절감효과를 노려 태양광을 설치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2013년 서울시가 태양광 지원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환경파괴의 주범인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벌전소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중 미니태양광 지원사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집이 남향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좋지 않았음에도 결국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기로 결심했다.

김현수 씨
김현수 씨

서울시 지원금 받아 ‘미니 태양광’ 설치를 현실로

그렇게 시작된 김 씨의 바람은 실질적인 지원을 받아 현실이 됐다. 현재 그의 집 발코니에 설치된 260W 패널은 36만 원에 설치됐다. 시중에서 66만 원에 판매되는 패널이지만,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30만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시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지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사업에 따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가정은 여전히 50% 정도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웃과 함께 설치하면 혜택은 더욱 커진다. 10가구~20가구 이상 공동 신청을 하면 5~10만원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 지정 업체에서 상담을 받은 김 씨는 쉽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평균 15~20년 정도라서 반영구적이다. 설치비 33만 원을 투자하면, 15년 이상 매달 약 4천 원~1만 원 이상의 수익이 돌아오는 셈이다.

햇빛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

하지만 김현수 씨는 태양광 패널의 경제적 효과보다 환경적 가치에 더 주목했다. 그는 “미니태양광 설치는 에너지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전기를 직접 생산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사람들은 한데 모여 단체를 만들었다. 태양광 패널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2015년 6월, 재생에너지의 가치를 공유하는 단체 ‘햇빛사랑시민모임’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김 씨가 서울시 에너지 설계사 활동을 하며 사람을 모았고, 현재 8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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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는 2015년 여름부터 △미니태양광 홍보, △에너지 절약제품 보급 및 전시, △에너지자립마을만들기 홍보, △에너지시민양성교육 등을 진행해왔다. 올해 8월에는 서울시 비영리단체로도 등록됐다.

사람들에게 실천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

현재 김현수 씨는 햇빛사랑시민모임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가 미니태양광의 이모저모를 상담하는 ‘컨설팅’을 시도하고 있다. 김 씨는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아도, 아는 수준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태양광을 홍보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에너지 절약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에요. 전기요금이 줄어드니까 방심하여 오히려 더 많은 전기를 쓸 수도 있어요. 사실 주택용보다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하는데 정부는 움직이지 않고, 시민들에게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미니태양광 문제는 접근하기 쉽지 않아요. 제도적인 문제가 얽혀 있으니까요.”

이처럼 쉽지 않은 길이지만 숨통 트이는 순간도 있었다. 그에게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 씩 생긴 것이다. 이웃들이 김 씨의 집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 관심을 보이며 효과를 묻곤 한다. 김 씨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지향점은 명확하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가 사용되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 그는 “이 길을 꾸준히 걸으면서 계속 알려나갈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