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추진되는 에너지 민영화를 경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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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추진되는 에너지 민영화를 경고하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집행위원 구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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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조정의 목표는 민영화

지난 8월 11일 국회에서는 ‘전력‧가스 민영화,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1부의 발제를 맡은 사회공공연구원 송유나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6월에 발표한 에너지 공기업의 ‘기능조정’의 진짜 목표는 민영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능조정 방안에서는 전력 판매의 시장개방이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전력 대량 소비자부터 3단계로 나누어 판매 시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즉 지금 모든 전력 소비자들은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구매하지만, 전력 판매시장 개방 이후에는 삼성이나 SK와 같은 대기업을 통해 구매할 수도 있다. 이런 시장 개방은 대기업과 같은 전기 대량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송 연구위원은 “대규모 수용가들만의 시장을 형성하면, 국민들에게 교차보조를 해줄 필요가 없어 대기업‧재벌‧우량기업들은 더 싼 전기를 누리며,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상장, 시장개방 효과 없어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발전산업노조 신현규 위원장은 한전의 자회사들(발전공기업)에 대한 주식 상장 계획의 허구성을 비판했다. 처음에는 주식의 20~30%만을 부분적으로 상장하더라도, 이것이 한번 이루어지면 추가적인 상장을 막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한국통신은 1993년 10%가 상장된 후에 완전히 민영화되었고,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KPS는 2007년 20%가 상장된 후 점차적으로 주식이 매각되어 2015년에는 한전의 지분율이 52.5%로 감소”한 사례를 들었다.

정부의 기능조정 방안에 포함된 천연가스 직수입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황재도 지부장이 토론에 나섰다. 2013년 논란을 겪고 중단된 천연가스 민영화 방안이 재등장한 것이다. 황 지부장은 민영화 정책이 반복 추진되는 것은 결국 재벌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이런 “신자유주의 정책으로부터 탈피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부는 재공영화 바람

2부에서 제주대학교 서영표 교수는 최근에 영국에서 부상한 전력산업 재공영화 주장을 소개했다. “2015년 노동당 대표가 된 제러미 코빈의 민영화 반대 노선에 의해 재공영화가 정치적 쟁점”되었다고 한다. 서 교수는 “재공유화된 전력산업이 … 재생에너지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대표적으로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홀 교수가 그런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유럽의 재공영화 움직임은 비단 전력산업 뿐만 아니라 상수도, 폐기물 처리 등의 영역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독일에서 전력산업 재공영화가 100개 이상 이루어졌다고 한다.

 

1시에 시작한 토론회는 5시간이나 이어졌다. 1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은 새롭게 추진되는 에너지 민영화의 실상에 관심을 기울였고, 청중 토론에서는 민영화를 막을 “구체적인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정부는 올 연말에 에너지 민영화의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 민영화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